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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u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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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주년, 나의 연애, 결혼, 육아에 대하여

솔로 생활 29년하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 연애 2년 후 결혼했다.

이 글이 발행되는 날이 결혼 5주년.

그 사이 만 2살이 넘은(지난주) 딸아이가 생겼고, 둘째가 아내의 복중에 있다.

내 경험을 토대로 연애, 결혼, 육아를 회고하겠다.

연애

먼저 연애는 회고해도 나의 삶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이 겨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 몰라 적어본다.

지금 생각해도 아내는 왜 나같은 인간을 만났는지 모르겠다(이 얘기는 최근에도 아내에게 했다).

아무튼 돌이켜보면 아내가 좋아할만한 취미가 있었던 것이 천우신조였다.

아내는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는 걸 좋아했고 북 디자이너라서 책에 관심있는 사람에 호감이 있었다.

책을 들고 다니는 허세가 있고 미술관을 몇 번 가본것이 도움이 됐다.

아내가 반응한 책은 나의 친구 마이키아벨리 였다.

아내에게 관심이 생겼을 때 대화 중에 언급된 책을 읽어보거나 추천한 책이나 미술 작품을 보는 노력을 했다.

연애를 시작할 때 이런 노력이 사소한 대화로 이어질 수 있어 좋다(사소한 대화를 할 수 있어야 친해진다).

요즘 대세는 페미니스트이다. 여성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남자가 되어야 배제되지 않는다.

페미니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도 좋겠다.

아내가 답답해했던 부분은 음식에 대한 굉장히 무던한 취향이었다.

덕분에 식당을 찾는 일을 아내가 전담했다. 가아아끔 내가 뭐라도 찾아오면 기특해했다.

이런 문제는 데이터 초반에 누구라도 겪을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때 유용한 팁이 있다.

평소에 상대방이 어떤 곳을 언급하는지 귀기울여 듣고 이벤트가 필요할 때 그곳을 예약하자.

길을 걷다가 문뜩 '저기 예쁘다', '어디에 oo한 곳이 생겼데' 이런말을 하면 흘려듣는 척해도 절대 기억하자.

요약

  • 상대의 관심사 파악
  • 사소한 대화 노력
  • 귀기울여 듣기

결혼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후회하지만 난 결혼식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만큼 행복하다.

아내와 즐기는 소소한 일상이 좋다. 장봐서 음식해먹고, 심야영화도 보고 토요일에 늘어지게 자고.

소소한 모든 것이 행복하다. 그렇지만 모두가 그럴 순 없다.

왜냐하면 결혼을 하는 때까지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왔으니까.

아내와도 이런 시기가 있었다. 아내는 관심많고 따뜻한 사람이고 나는 무심하고 사과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아내는 밖에서 쉬는걸 좋아했고 난 반대로 집이 제일 좋았다.

살아가면서 대화하고 삐치기도하고 새벽에 눈물을 흘리는 일도 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행복하다.

이 과정을 돌이켜보면 배우자의 외모와 재력보다 소통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나 서로 대화하면서 위로와 기쁨을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

상대를 다 좋게보는 도파민 작용 이후에도 행복하려면 소통이 필요하다.

결혼 준비할 때 만날 수 있는 지옥도

결혼은 가족과 가족간의 만남이고 한 사람의 일생에서 손에 꼽히게 큰 이벤트다.

상대방과 더이상 헤어지기 싫거나 함께하는게 너무 즐겁다면 결혼으로 가도 좋지만 이때 상대방의 악이 나온다.

예를 들어 평소에 집에 무심하던 남자가 갑자기 효자로 돌변해서 엄마, 누나, 형, 동생 챙겨가며 혼수를 요구할 수 있다.

혹은 결혼 준비과정에서 결정하는 것만으로 스트레스받는 상대방에게 '넌 이런 것도 모르냐'며 미친 소리할 수 있다.

불의 연단을 하면 광석이 어떤 성분으로 이뤄져있는지 알 수 있다.

사람으로치면 스트레스를 엄청 밀어넣어야 그 사람의 본심이 나온다.

결혼이라는 엄청난 스트레스 앞에 도파민으로 덮여서 내게 좋은 말만 하던 상대가 본심을 드러낼 수 있다.

이 인간이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가보다하는데 아니다.

결혼 이후 그보다 더한 스트레스가 기다린다. 그러니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고민하고 파혼해도 된다.

혼인신고서 내고 상대방의 귀책사유없이 이혼하려면 법적 절차가 까다롭다.

그리고 본인의 형제 자매, 부모를 믿지 말자.

당신에게는 가족이지만 내 배우자에게는 남이다. 남을 대하는 그들이 나를 대하는 듯 할리 없다.

언제나 배우자의 편에서 생각하고 스트레스가 될만한 것을 끊어야한다.

육아

욕조에 물이 빠지듯 태중에 아이가 있으면 서서히 삶이 변하다가 태어나는 그날부터 소용돌이친다.

내가 사라지는 만큼 아이의 자리가 생긴다. 이 부분은 주양육자가 더 크게 느낀다.

책 읽고 얘기 들어도 실전은 완전 다르다. 하나도 생각 안난다. 피곤하기만하다.

부성애는 정말 나중에나 찾아온다. 한 6개월은 나랑 닮았으니까 내 아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심리적 거리가 있었다.

그래도 노력해야한다.

노력을 멈추면 자신이 싫어했던 부모의 모습이 나타난다.

아버지는 가정에 소홀한 무능력한 한량이었다.

4남매를 어머니의 노동력 하나로 먹여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정 환경이다보니 따뜻한 말이 오갈리 있나.

이게 자연히 스며들게 된다. 자세히 살펴본 마지막 육아는 결국 부모가 나에게 한 모습이니까.

나는 아이에게

  • 술 안마시고 일찍 오는 아빠
  • 놀고 싶은 아빠
  • 대화하고 싶은 아빠
  • 거짓말하지 않는 아빠 가 되고 싶었다.

다행히 술은 전혀 안하니까 괜찮은데 일이 늦게 끝나면 집에는 늦게 오는 아빠다.

처음에는 아내와 장모님만 찾더니 최근 한 달 사이 부쩍 친해졌다.

목욕도 시켜달라하고 잠자러 가는 것도 나와 가고 일어나자마자 아빠하고 부르게 되었다.

앞으로 거짓말을 줄여야한다.

어릴적에 선물을 사온다던 아빠가 술 마시고 와서 소리나 지르던 그때가 아직도 서운하다.

내일 보여줄께, 주말에 하자, 사줄께

부모는 상황을 모면하려고 툭툭 뱉지만 실천이 없을 때 서운한 거짓말이다.

아이 입장에서 60%는 약속을 지키는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

@miniee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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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렇지만,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될꺼에요 👍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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